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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밥상 이야기

코스트코, 연어를 배터지게 먹는 법

베이징댁 2015. 4. 13. 20:34

하숙집의 규모상, 한 달에 한 번은 코스트코에서 장을 봅니다.
모든 것이 벌크화 되어 있는 코스트코의 포장단위는
일반 가정에서는 과하지만 하숙집에서는 규모의 경제로 통하니까요.

그런 코스트코에 가서도 늘 사올까 말까 고민하는 품목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연어였어요.
한 덩어리에 보통 4만원 정도인데, 손질하기도 그렇고 해서
"아- 오늘은 연어를 배터지게 먹고 싶어." 라고 생각한 날도,
왠지 연어초밥을 두 개 사고 마는 정도였는데
어느 날 하숙생인 S군이 여자친구와 함께 코스트코에 갔다가
거대연어를 한 팩 사왔어요.

이런 날에는 S야- 가 아니고, S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S님! 잘 먹을게요. 잘 먹어요, 우리. 굽신굽신~ "


S님이 사온 연어를 두툼하고 큼직하게 썰어서 고추냉이와 샐러드, 취향별로 준비한 드레싱과 함께
상을 차립니다.
식사- 아니고 시간대가 애매해서 '참' 정도가 되고 만 연어회.

대구에서 온 하숙생 한 명은 감동한 표정으로,
"우우와- 하숙집에서 연어회를 먹을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합니다.
훗- 여기는 연어회 먹는 하숙집이예요.
다시 한 번 S님, 고마와요.
 

 


때깔 좋은 연어회를 가까이에서 봅니다. 기름기 좔좔-

저 날은 모두가 뱃속을 연어로 가득 채워 흐뭇했던 날이었어요.

남은 연어는 깍둑썰기를 해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초단순 스타일 연어 덮밥을 해먹었습니다.
사케동이라고도 하죠.

사케동은 연어뱃살 덮밥이라고 하던데,
이게 뱃살인지 옆구리살인지는 모르겠어요.


꼬들꼬들하고 따듯한 밥을 퍼서 그릇에 담습니다.
단촛물을 준비해서 슬슬 뿌려줍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촛물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식초 약간과 쯔유, 물을 조금 섞은 내 맘대로 소스를 만들어 부었습니다.

김은 아무거나 있는 걸 잘라서 넣어주는데,
할 수 있는 한 가늘고 길게 자르면 순전히 폼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는 연어를 한 주먹 얹고 맛있는 와사비를 적당량 얹어줍니다.
코가 뻥- 뚫리는 정도가 아니라 머리 뒤쪽이 다 날아가버리는 듯한
와사비 맛을 좋아해서 저는 가능한 한 잔뜩 얹어서 막 비벼 먹습니다.
그러면 어쩌다 한 입은 뇌수가 다 증발해버리는 듯한 매운 맛을
만나게 되죠.

사진을 보니 다시 먹고 싶네요. @_@ 츄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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