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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잇는 벽지 전문점, 방산시장 <정다운 벽지> 본문

# 사장님 화이팅!

대를 잇는 벽지 전문점, 방산시장 <정다운 벽지>

베이징댁 2018. 8. 30. 20:48

방산시장 간판 옆 큰길에 자리잡은 <정다운 벽지> 사장님을 뵈러가면서, 조금은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일 때문에 방산시장을 비롯해 도매시장을 다녀보면, 촬영 소품으로 진짜 조금만 필요로 하는 저 같은 '피래미'들은 아예 말도 못 붙이게 하시는 사장님들이 많으시거든요. 물론 친절한 사장님도 많으십니다. 너무 포스가 넘치는 사장님이면 걱정이다~ 이러면서 같은데, 서글서글하신 인상에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한결 마음이 좋아졌달까요. 

 

 

정감가는 글씨체의 간판, 눈에 확 띄는 시트지 배너. 

 

사실, 제가 어렸을 때 저희 부모님도 벽지와 바닥재 총판을 하셨던터라, 어느 만큼은 '내가 이 바닥을 좀 알지~'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다운 벽지> 사장님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겼던 건, 아버님께서 이미 방산시장 안에서 크게 벽지 매장을 하고 계시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를 이어 벽지 전문점을 하시는 셈인데, 왜 아버님 가게에서 하지 않으시고 가게를 내셨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죠.

 

사장님께서는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여러 업종에서 장사를 했던 경험 끝에, 결국 아버님께서 하시는 가게에서 6년 정도 일을 배우고 2년 반쯤 전에 <정다운 벽지>를 열게 되셨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장사를 하셨던 아버님 가게는 규모도 컸고, 직원도 많았지만 그만큼 운영면이나 비용에서 누수가 되는 면이 많다는 걸 알게 되신 사장님께서 아버님을 설득해 가게를 직접 경영하시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구상하신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보고 싶어서 작은 가게를 내신 것이 <정다운 벽지>인거죠. 

 

 

 

디스플레이된 다양한 벽지들.

 

 

입구는 작지만, 안쪽으로 가게가 길어서 많은 샘플을 볼 수 있습니다. <정다운 벽지>를 내시기 전, 시트지를 취급하셨던 경험을 살려 벽지 외에도 시트지까지 취급하신다 하니 이런 게 바로 청출어람이겠죠?

 

요거는 시트지입니다. 울퉁불퉁한 질감까지 살아있는 것도 있네요~ 

 

인상적이었던 건 <정다운 벽지> 사장님께서 견적을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요즘 소비자분들께서는 다 알고 오시기 때문에, 꼼수를 써서 돈을 더 받을 수 없을 뿐더러 그렇게 해서 일을 한 건 한다 한들 그게 다른 일로 연결되지도 않거든요." 

벽지를 바르는 '도배' 견적은 크게 벽지 가격과 도배사 공임으로 구성되는데요. 사장님께서는 벽지를 조금 여유있게 잡아서 견적을 내는 대신, 도배가 끝나고 롤 단위로 남은 벽지는 그 가격을 다시 손님께 돌려드린다고 하셨어요. 어떤 가게는 필요한 벽지양을 정말 빠듯하게 잡아서 계산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벽지가 추가 되어서 돈을 더 내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시네요. 개인적으로는 도배하고 추가비용을 내는 것보다, 합리적인 견적에서 도배 끝나고 남은 벽지값을 돌려받는 게 더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서글서글한 태도로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신 <정다운 벽지> 사장님~ 

 

작은 원룸을 하나 도배할 일이 있어 간단하게 견적을 부탁드렸는데요. 5평 정도면 벽지 필요량은 넓은 폭 벽지 4롤 정도에, 도배사 공임 포함 29만 원 정도를 제시해주셨어요. 지난 번에는 동네에다 도배를 맡겼었는데, 35만 원 조금 넘게 들었었거든요. 수도권은 물론, 부탁하시면 다른 지역도 도배를 맡아주신다고 하네요. 어떤 손님께서는 제주도에서 도배를 부탁하신 적도 있대요.

잘 하시는 도배사분들은 대개 연세도 좀 있으시고, 특유의 '곤조'도 있고 해서 대하기가 어렵지만, <정다운 벽지>는 의사소통이 잘 되는 '정예 멤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하시네요.

 

아무래도 곧 다시 <정다운 벽지>를 찾아서 벽지 샘플을 뒤적이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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