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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시장의 무서운 신인! 전통떡집을 소개합니다. 본문

# 사장님 화이팅!

돈암시장의 무서운 신인! 전통떡집을 소개합니다.

베이징댁 2018. 9. 25. 13:17


추석을 맞아 돈암시장에 자리잡은 <전통떡집>에 관한 포스팅을 작성하는 뜻깊은(?) 저녁이네요. 사실 다녀온지는 좀 되었지만, 그동안 동생님과 쟁여놓기용 떡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두고 한참 의논을 했었던 터라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듯 느껴집니다. 


처음 갔던 날, 날씨가 엄청 좋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어요. <전통떡집>은 돈암시장 초입에 자리잡은 곳으로 문을 연 지 오래지 않은, 돈암시장 떡집들 중에서도 신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암시장 신인 떡집이라고는 하나, 사장님께서는 무려 25년이나 떡을 만들어오신 장인이시라 맛만큼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곳이라고 할까요.



돈암시장 간판과 사이좋게 어깨동무~
돈암시장 입구에 자리잡은 전통떡집


사장님 내외는 늘 새벽 6시가 채 되기도 전에 일어나셔서 떡을 만드신다고 합니다. 매일 새로 따끈따끈 만들어지는 떡들이 전통떡집의 매대를 가득 채웁니다. <전통떡집>에서는 떡의 재료로 쌀과 소금, 약간의 설탕 외에는 다른 재료를 넣지 않으신다고 해요.  물론 떡 위에 올라가는 호박이나 콩, 완두, 밤 같은 것들에도 인공적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답니다. 사실,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떡은 잘 굳기 때문에 떡의 유통기한이 길지 않은 편이예요. 그만큼 신선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가급적 당일에 만든 떡을 그날 바로 먹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으면 냉동실에 소분해두었다가 실온에 꺼내어 해동하거나 밥솥에 넣어서 따끈하게 만들면 맛있게 먹을 수 있죠.


마침 저희가 갔을 땐 김이 모락모락나는 백설기가 나오던 중이었어요


전통떡집의 설기는 기본 중의 기본 백설기와 호박설기, 그리고 제주도에서 공수한 향긋한 쑥이 쑤욱~ 들어간 쑥설기 3종이랍니다. 사실, 전통떡집 이전까지 백설기를 즐겨먹지 않았었어요. 입에 들어가면 푸실푸실 부스러지는 듯한 식감도 별로였고, 제 입맛에는 좀 달기도 했구요.


그런데 <전통떡집>의 설기는 눈이 번쩍! 떠지는 맛이랄까요. '찌는 떡'으로 분류되는 설기는 비교적 쫄깃함이 덜한 편인데, <전통떡집>의 설기들은 하나같이 찰기가 있어서 쫄깃한 씹는 맛이 아주 좋았어요. 그리고 설탕 단맛이 많이 나지 않는 은은한 단맛이라, 다 먹고 났을 때 찝찝한 뒷맛이 없었어요. 늘 간식으로 떡을 챙겨다니셔야 하는 아빠나, 점심을 대충 때우는 동생님에게도 건강한 떡이 될 것 같아서 많이 주문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죠. 



떡의 바탕이 되는 쌀. 사장님은 쌀을 아주 꼼꼼하게 고르신답니다. 


이렇게 맛있고 쫄깃한 설기가 나올 수 있는 바탕은 다름 아닌 쌀!
사장님 말씀으로는 밥맛이 맛있는 쌀과 떡으로 만들었을 때 맛있는 쌀은 다르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이천쌀, 오대쌀, 철원쌀 등 밥맛 좋다는 쌀을 이용해보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요. 쌀을 찾아 헤메고 헤메다 찾은 곳이 지금 거래처인데, 이곳도 몇해 전 농사가 잘 되지 않아서 그 때는 또 새로운 곳을 찾으셔야 했대요. 



맛있는 호박설기와 쑥설기, 그리고 백설기~ 


오랜 내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만나뵐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한 가지 일에 통달하신 분들의 디테일은 상당히 남다른 데가 있습니다. 일단 좋은 쌀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물을 어떻게 하느냐도 맛있는 떡을 만들기 위한 노하우라고 해요.

사장님은 25년 동안 떡을 만드셨는데, 동생분 두 분께서도 떡집을 하고 계셔서 만나기만 하면 삼형제가 노하우를 공유하신다고 해요. 그래서 며느님들이 싫어하신다고~ 하하.


이야기를 나누며 먹어본 인절미와 설기의 쫄깃함에 반한 저희는 설기 3종, 최근 인기가 있다는 '앙꼬' 절편, 인절미와 사장님 비장의 개발 메뉴인 치즈떡을 골랐습니다. 한 팩에 2천원! 착한 가격. 
가격에 비해 양이 엄청 많습니다. 제가 "사장님~ 이렇게 판매하시면 어떡해요!" 라고 말씀드렸을 정도지만, 저도 헤벌쭉해서 인심좋은 <전통떡집>의 떡을 마구 주워담고 있었다지요.



2천 원이라는 가격에 신나서 막 골라담아 온 떡들.
왼쪽부터 앙꼬절편, 인절미, 설기 삼총사, 호박설기 그리고 송편.
 

 

카카오페이 QR 코드가 있어서, 결제는 카카오 페이로 해보았어요. 아주 손쉽게 결제를 할 수 있었다지요. 전통시장 결제가 불편하다는 것도 다 옛말인 것 같아요. 현금도 카드도, 카카오페이도 허허 웃으시며 다 받아주십니다. 한 팩에 2천 원인데 양도 많고 먹으면 든든하니, 대학생은 물론 혼족들 한끼로도 좋을 것 같아요. 일단 학식보다 싸고, 맛있다는 데 의의가 있을 듯.


집에 와서 맛본 <전통떡집>의 떡은 정말 최고였어요! 맛있쒀요~ 

떡은 왠지 수정과나 식혜를 곁들여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달지 않은 아메리카노나 홍차와도 잘 어울려서 후식으로 먹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오히려 수정과나 식혜는 달아서 비추입니다. 
동생과 사온 떡을 소분하면서 상당량이 뱃속으로 들어간 관계로, "떡을 왕창 주문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하게 되었어요. 결국 호박설기와 쑥설기, 백설기로 4만원 정도, 약식과 인절미로 1만원 정도를 구성하기로 합의를 하고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어요. 원래는 10만 원 이상일 때 배달이 되는데, 인심 좋으시게도 이번에는 배달을 해주시겠다고 하셨어요. 냐핫~ 신나라! 


추석 앞두고 송편 만들기. 



추석의 대표 떡인 송편도 엄청 맛있었어요. 깨와 꿀물 졸졸 흐르는 소가 가아득 차있는 송편을 먹으니, 아~ 정말 추석이구나 싶습니다. 아무래도 떡집의 대목은 추석이라 바쁘실테니, 추석 지나고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린 후 목을 길~게 빼고 아기다리 고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식과 송편~ 약식 역시 달지 않아서 너무 좋았구요.
속이 꽉 찬 송편도 쫄깃 달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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