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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 화이팅!

새로운 장충동 맛집의 발견, <오서방네 푸줏간>

베이징댁 2018. 8. 26. 20:15


장충동은 동국대를 다니던 친한 친구 때문에, 일 때문에 자주 가는 동네인데 생각해보니 끼니를 굳이 장충동에서 먹은 기억이 많지는 않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장충동=족발> 이라는 등식 떄문인지 '오늘은 반드시 족발을 먹고 말겠다!'는 결심이 아니라면 거의 충무로나 종로 쪽으로 나와서 밥을 먹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오서방네 푸줏간>을 방문하게 되었고, '오잉? 장충동에도 족발 말고 먹을 집이 많구나'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붐비는 시간을 지나 찾은 오서방네 푸줏간 1층


회식, 모임하기에 딱 좋은 널찍한 2층



<오서방네 푸줏간>은 흔히 '장충동 족발집들'이 늘어선 길의 맞은 편 블록에 있는데, 오히려 이쪽 블록에 오래된 맛집들이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7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과자점 <태극당>이 있구요. 'since 1979'를 자랑하는 오래된 불고기집 <송원>도 있습니다.

8년 차인 <오서방네 푸줏간>은 상당히 선방하고 있지만, 워낙 오랜 가게가 많은 동네인지라 아직 '떠오르는 신예' 정도랄까?



<오서방네 푸줏간>의 면면을 살펴보면 왜 이 동네의 슈퍼 루키인지 알 수 있답니다.


우선, 고기가 맛있어요.

사장님께서는 맛있는 고기를 찾을 때까지 육류 도매상을 찾고 또 찾고 찾아서 오늘의 맛있는 고기를 수급하게 되셨다고 해요. 고기의 등급은 물론 거두절미 최상위 등급이어야 하지만, 같은 최상위 등급 중에서도 브랜드별로 고기 맛이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도 더 맛있는 고기를 찾으며 알게 된 사실이라고 하시네요.


마블링이 잘 된 등심, 두께 최고!! 침이 절로 나옵니다. 





많은 프랜차이즈 고깃집에서는 연육제를 쓰는 등의 방법으로 고기를 부드럽게 만들지만, 사장님은 첨가물 없이 3~5일 숙성만으로 맛있는 고기를 찾고 싶으셨대요. 그래서 손님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열심히 들으며 맛있는 고기 찾기에 돌입하셔서 오늘의 맛있는 고기를 찾았다는.  그리고 매일 아침에 영업준비로 매번 고기를 드시면서 신선도와 맛을 체크하신다고 해요.


그리고 깔끔합니다. 

8년이나 영업을 했으니, 세월의 더께가 있을만도 한데 그런 느낌이 없었어요. 그 왜 있잖아요. 식당 들어가면 바닥이 끈덕끈덕한 느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사장님의 이전 직업이 간호사셨더라구요. 그런데도 주방 이모님들한테 더 깔끔하게 하라고 혼이 난다고 하십니다.

당연히 음식 재사용은 몸서리치실만큼 싫어하셔서, 기본 반찬을 적당한 양으로 제공합니다. 물론 더 달라고 하면 인심좋게 더 주시니 걱정은 노노.


정갈한 반찬들. 저는 느타리버섯조림이 맛잇었어요. 


맛있는 보색대비 반찬. 



동생님과 함께 간 날에는 붐비는 점심 시간을 비껴서 간 터라, 간단하게(?) 소등심과 항정살을 각각 1인분 씩, 생고기 김치찌개를 하나 시켰습니다.


회든 고기든 먹으러 가면 동생님이 항상 부위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데, 저는 언제나 '아~ 그래?' 하고는 맛있게 먹고 나면 그게 무슨 부위인지 잊어버립니다. (맛있게 먹으면 되지, 무슨 부위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라는 것이 저의 항변.)


항정살과 등심의 아름다운 조화~



그렇지만 <오서방네 푸줏간> 항정살이 너무 맛이 있어서, 어떤 부위인지 자발적으로 알아보았어요. 항정살은 돼지 목덜미와 앞다리 사이의 어느 지점이라고 합니다. 축산가공 관련 블로그에서는 '림프선을 제거하고 피하지방을 최대한 정형하면, 돼지 한 마리당 200그램 정도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라고 써 있네요. '치맛살'이라고도 불리는 항정살은 살코기 사이사이 촘촘히 박힌 지방 덕분에 고소하고, 씹는 맛이 연해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죠. 다분히 개인적으로는, 지방을 떼어낼 수 없어서 좋아합니다. ^-^;;;


유난히 크기가 큰 오서방네 푸줏간의 항정살. 입에 넣을 때마다 행복~ 



등심은 엄청 두툼하게 잘라주셨어요. 핵감동. 항정살 찾느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등심에 관한 정보는 다음에 찾아보기로.

쇠고기 특유의 육즙과 기름기가 좔좔~ 진짜 핵꿀맛이었습니다. '나는 뭐, 별로 소고기나 돼지고기나 안 가려' 라고 했지만, 모든 고깃집 등심이 이 정도라면 소고기만 편애하게 될 듯. 



육식주의자에게 고기 굽는 냄새는 언제나 옳다~ 



김치찌개 이야기를 안 할수가 없는데요. 

<오서방네 푸줏간>에서는 무려 5종의 김치찌개를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 고깃집의 매력을 뿜뿜하는 생고기 김치찌개는 물론 참치, 꽁치, 어묵만두까지. 차돌 된장찌개도 있답니다.

다른 음식점처럼 점심 메뉴로 여러 가지를 하셨었는데, 메뉴를 김치찌개 위주로 개편하면서 더 깔끔하게 직접 만든 김치찌개를 판매할 뿐 아니라 원가 관리에도 도움이 되신다고.

<오서방네 푸줏간>의 김치찌개는 감칠맛이 있으면서 느끼하지 않고, 가뿐한 맛이라 좋았어요. 


고기 기름을 개운하게 해소해주는 김치찌개~


가게만큼 깔끔하게 2인분의 고기와 김치찌개, 밥을 싹싹 비우고 <오서방네 푸줏간>을 나섰습니다. 가을 바람이 살랑하게 불기 시작하면, 가족들과 함께 다시 오려구요. 다음엔 돼지갈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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