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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오늘은 폭신한 플리스를 입었다. 오전 내 비가 내린 것 치고 날씨가 그리 차진 않았다. 저녁식사 시간. 좀처럼 보기 힘든 수현이가 식탁에 앉아 있었다."웬일?" 내가 물었다. 오늘 저녁 메뉴가 아구찜이라서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수현이가 말했다. 한밥상 하숙집은 단체 채팅방이 따로 있어서 오늘처럼 특별한 메뉴를 하는 날에는 미리미리 공지한다. 보통 아구찜 집에서 3~4인분짜리 하나를 주문하면 아귀가 1.5Kg쯤 들어간다고 하는데, 많이 주는 집이라야 아귀를 2Kg 정도 넣는다고 한다. 다들 아구찜 먹으러 가서 눈치보던 기억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어머니는 아귀 10Kg을 주문해서 그 절반, 5Kg을 한 끼 식사로 준비했다. "마음껏 먹어라!"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숙집을 운영하다 보면, 1년치를 일시불로 냈다가 갑자기 나간다는 아이도 있고, 들어온지 한달만에 나간다는 아이도 있다. 매년 학기초, 그러니까 12월에서 2월 까지가 하숙방 문의가 제일 많은 시기인데, 학기중에 방이 비면 하숙집측은 곤란해 지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이제는 비교적 멘탈이 강한 직장인들을 들이고 싶어하신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우리의 뜻대로 이루어 지는것은 아니지요. 결국 하숙생 구인광고를 쓰고 있기는 하지만, "직장인들만 오세요!" 이럴수는 또 없는노릇 아닌가요. 크크큭. 하숙집에서 오랜시간 생활해 오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은 '서로 잘 어울릴 수 있는가' 다. 그밖에 크고 작은 일들도 자주 일어나지만, 이렇다 할만큼 하숙생활을 좌지우지 하는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숙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