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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 스페셜 <감독 봉준호>, 봉준호 리더십을 생각하다 본문

문화·연예/TV

MBC 다큐 스페셜 <감독 봉준호>, 봉준호 리더십을 생각하다

부엉 집사 2013. 8. 27. 23:03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언제든 원하는 방송을 볼 수 있으니

요즈음에는 본방사수! 를 외치며 보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채널을 휙휙 돌리던 중 MBC 다큐 스페셜의 예고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제목은 <감독 봉준호>였고요.

왠지 몹시 본방사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젯 밤, 그러니까 8월 26일 11시에 시작되는 방영시간에 맞추어

TV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모든 인물다큐가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감독이라 그런지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몰랐던 경력도 (좋아하는 감독 맞아? ) 알게되어 좋았습니다.

 

연세대 사회학과 졸업, <백색인>이라는 단편영화를 연출.

한국 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공부하고 졸업작품으로 <지리멸렬>이라는 단편영화를 연출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뙇! 박찬욱 감독의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모텔 선인장>의 조감독을 했고

첫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연출. 시사가 끝나기도 전에 얼굴이 화끈거려서 뛰쳐나온 이 영화 다음에

<살인의 추억>으로 전세역전! <괴물> <마더> <설국열차>에 이르는 필모그래피가 완성-

이라기보다는 여기까지에 도달 정도가 맞겠네요.

감독은 개인적으로 <설국열차> 정도까지가 자신의 전기 스타일로 분류되지 않을까- 이야기 하더라구요.

 

 

 

헐리우드 배우들까지 알고 있는 디테일의 황제(?), 봉테일! 감독님. ㅋㅋ

이상한 내셔널리즘이라고 할 지는 몰라도

<설국열차> 나왔던 배우들이 봉감독님 막 칭찬하는 것 보고

엄청 자랑스러웠어요!! *^-^*

 

 

 

 

설국열차 끝나고 살이 많이 붙었다는. 배가 산처럼- 나왔다는 김혜자 씨의 증언이 나왔음.

 

 

 

 

<살인의 추억> 이후로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 라고 할 수 있는 쏭소로송송 송강호 씨.

 

나는 궁금했던 게 <플란다스의 개>를 연출했던 감독이 차기작에서 어떻게 그리도 잘나가는 배우

송강호를 캐스팅할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이 방송에서 궁금증이 풀렸어요.

 

연극배우 시절, 영화사 오디션을 보면 대부분 붙었다 떨어졌다 도통 연락을 해주지 않았는데

<모텔 선인장> 오디션을 본 송강호 씨에게 길고 긴 '삐삐' 음성을 남겨

이래서 저래서 안 되었지만 다음 번에 꼭 좋은 기회로 뵙고 싶다-고 했다던 봉준호 감독이

엄청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살인의 추억>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이후로 쭈욱- 계속 되고 있는 두 분의 의리가 부러웠어요.

 

 

 

 

원래 헐리우드 예민도도녀인 틸다 스윈튼이 이런 모습으로 촬영장을 돌아다니게 만든,

봉준호 감독님은 정말 능력자!!

 

 

무엇보다 이 방송을 보면서 생각했던 건,

봉준호 감독의 리더십이 정말 대단하다! 는 것.

이러다 봉준호 리더십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질 수도 있겠는 걸- 하는 점이었습니다.

 

 

조감독 시절, 무명이던 송강호 씨에게 남긴 반듯하고 세심한 배려와

단역의 출연자라도 이름을 부르는 인간미가 특히 돋보입니다.

고아성은 체코 프라하 공항에 꽃을 들고 마중나와주었던 봉감독이

너무 감동적이었다고도 했지요.

 

그리고 외국 스태프들과 일하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장면을 연출해낼 수 있었다는 것은

언어능력이 어떠하다를 떠나 굉장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갑자기 <설국열차> 기차 50칸 다 만들자고 했을 때, @_@ 스태프들은 어떤 표정이었을까 궁금합니다.)

 

그리고 화를 내신 적이 없다는 스태프들의 증언.

제가 언뜻 화면 너머로 보기에도 그 분은 참으로 조곤조곤 할 이야기 다 하고

김혜자 쌤한테 30번 연속 같은 장면을 연기하게 하면서도

몰아붙인다기 보다는 내면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리드한다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어요.

같이 일했던 배우들도 같은 장면을 백번 찍는 봉감독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것을 할 수 있게 한다'는 맥락으로 이야기하지

힘들다는 이야긴 안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영화의 완성도를 위한 집요함도 갖추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별명 봉테일. ㅋㅋㅋ

봉감독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게 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다른 이들에게는 부드럽게 다가간달까요.

 

 

여기까지 생각하고 보니, OOO 리더십이 꽤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딱 기억나는 것은 2002 월드컵 때의 <히딩크 리더십>과 남격 합창단의 <박칼린 리더십>.

 

히딩크 리더십은

즐겨라/사생활을 지켜주자 / 멋을 알자 / 유머와 낙천주의적 리더 / 타협하지 않는 원칙과 방식 / 수평적 인간관계

/ 능력과 결과 지상주의

정도로 정리되어 있더군요.

 

박칼린 리더십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정적이기도 하고 실력 위주로 신예를 발굴할 줄 알았던 (신보라도 실은 박감독이 발굴?!) 점도 있었지요.

 

히딩크 리더십과 박칼린 리더십에 관한 내용 정리가  단편적이긴 하지만, ^-^;;;;

굳이 비교하자면

봉감독의 리더십은

어느 순간부터 소통이 불통이 된 이 즈음에 꼭 필요한 리더의 자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 뭔가 내용이 봉감독 만쉐이?!

ㅋㅋㅋ

 

다음 주에는 박칼린 감독에 관한 다큐가 방송된다는데,

이상하게 그리 당기진 않네요.

 

봉감독 다큐나 다시보기로 한 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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