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렛미인 vs. 더 스완, 메이크오버 쇼의 진화 본문

문화·연예/TV

렛미인 vs. 더 스완, 메이크오버 쇼의 진화

부엉 집사 2013. 8. 6. 00:48

외모는 누구에게나 콤플렉스를 유발한다.

부러울 것 없어보이는 모델들도, 배우들도 자신의 얼굴에 100% 만족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왜 그럴까, 아무리 생각해도 미스터리다.

내가 그들이 가진 외모의 80% 정도만 되어도,

나는 어디서든 위풍당당한 워킹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말이다.

렛미인, 더 스완(the swan)과 같은 메이크오버 쇼는 바로 이 지점을 건드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내가 처음으로 메이크오버 쇼를 접한 것은 아마도 십년 전쯤.

케이블 방송에서는 오만가지 메이크오버 쇼를 방송해주었는데,

인테리어를 리모델링 해준다거나, 5명의 게이군단(?)이 패션테러를 저지르는 남성의 옷차림과

스타일링을 바꾸어주는 등의 다소 가벼운 메이크오버가 많았다.

 

 

               퀴어아이 포더 스트레이트 가이, 2003~2007. 잘 생겼다!!! 잘 생겼어!!! 게다가 스타일도 좋아!!

 

 

 

그러다 어느 날, 나는 전대미문의 메이크오버 쇼 <미운오리 백조되기(원제: 더 스완 The Swan)>를 보고 말았다.

외모 때문에 미저러블한 삶을 사는 여성들을 완벽한 미모의 여성으로 재탄생시켜주는 어마어마한 사이즈(?)라니!

물론 처음 나의 반응은 '오! 나도 누가 저렇게 공.짜.로. 성형수술해서 완벽하게 만들어주면 좋겠다'였다.

 

영상도 뭔가 스완- 하다. 스와안~ (스와로브스키가 생각난 건 나 뿐인가?)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뭔가 껄적지근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가장 큰 것은 매 에피소드마다 탄생하는 '백조'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느낌의 얼굴으로 나온다는 것.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을 데려다 똑같은 얼굴로,

쌍둥이처럼 똑같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비슷한 느낌의 얼굴로 만들어내는 그 결과가 황망했다.

매번 포맷도, 얼굴도 똑같은 쇼를 보는 것이 불편하고 지루해진 나는 금방 <미운오리 백조되기>에서 멀어져갔다.

 

 

스와니들의 비포 앤 애프터 사진.

솜솜 뜨더보면 다들 그렇게 못나지 않았다. 그냥 좀 개성있게 생기고, 꾸미지 않아 수수한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수술까지 필요한가 싶다. 그건 그렇고, 애프터 떼샷은 다들 비슷비슷한 느낌!!!

 

 

 

그리고 약 10년 후, 한국판 스완이라 할 수 있는 초대형 메이크오버쇼 <렛미인>을 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렛미인>은 한결 진화된 메이크오버쇼라는 느낌이 든다.

 

 

렛미인 시즌3, 홈페이지 사진. 황신혜 아줌마는 안 늙는구나. 요물 같으니라구.

 

 

우선, 대상선정 부분에서 장애 혹은 기형적인 얼굴형을 가진 출연자들을 몇 명씩 골랐다는 점.

평범한 사람들의 외모 콤플렉스와 성형수술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비껴갈 수 있다.

그들은 외모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불편을 겪고 있으므로,

마치 구세주와 같이 렛미인이 짠! 하고 등장해서 그들의 삶을 완벽하게 바꾸어주니

외모지상주의에 비판적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특히 시즌 3 들어서 더욱 그런 케이스가 많은 것 같다.

오목 가슴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쉬기도 힘든 뉴요커나 소아안구암으로 얼굴이 반쪽밖에 자라지 않은 표가희 양의 사연은

사연을 아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들에게 환한 미소를 찾아줄 수 있었으니

방송의 힘은 이렇게 사용해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송에 출연하는 것에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텐데, 행복하게 지내면 좋겠다- 정말 응원하고 싶었던 출연자.

 

 

두 번째는 렛미인 출연 이후의 삶을 추적취재(?)하여 그들의 삶이 렛미인 출연이후로 더욱 윤택해졌음을,

자신감있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렛미인' 의 새로운 시즌의 시작 혹은 피날레에 이전 출연자들이 나와 바뀐 삶이 얼마나 살만한 지를 알려주니,

역시 성형을 해서라도 예쁜 얼굴을 가질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한편, <스완>은 <10년 안에 가장 가학적인 쇼(the most sadistic reality series of the decade)>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150만 명의 시청자가 시청했고 이에 힘입어 폭스TV는 셀러브리티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스완 제작을 발표했다.

여기에 뉴욕포스트 같은 언론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스완'의 출연자들은 현재 거의 모두 이혼했거나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완의 출연자 중 한 명인 로리 아리아스(Lorrie Arias)는 스완 역사상(?) 가장 많은 수술을 받은 아줌마인데,

당시 30만불의 상금을 받았지만 현재 조울증과 우울증, 루푸스 등의 건강문제를 안고 있고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 밖을 나가지 않으며, 현재 몸무게는 무려 300파운드(환산해봤더니 약 136kg!!! )에 이른다고 한다.

 

 

로리 아리아스 아줌마의 비포 앤 애프터. 솔직히 난 더 나아진 건지 모르겠다.

 

 

]

로리 아줌마, 2009년. 2004년에 스완 되시고 5년만에 이렇게-

 

 

렛미인이 스완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면,

바로 표가희씨나 부정교합으로 턱이 돌아간 안경미씨, 오목가슴 때문에 힘들어하는 심유라씨와 같은 케이스일 것이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방송의 힘을 좋은 방향으로 잘 쓴 예라고 할까.

 

그런데 이렇게 훈훈한 내용을 턱돌녀, 오목가슴녀, 반쪽얼굴녀 등으로 표현하는 건 왠지 상업적이고, 비하하는 느낌이 들어

검색결과를 보면서도 좀 불쾌할 때가 있었다. 나만 그런건가?

 

한편으로 정신과 상담을 정례화한다던지, 출연자들끼리 모임을 운영한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렛미인 출연자들이 혹시 받게 될 수도 있을 정신적 부담을 줄이면 어떨까 싶다.

사실 방송에 출연했을 때의 '렛미인 효과'는 성형수술의 결과에 더해

완벽한 메이크업(신부화장 해본 아줌마들은 다 안다. 결혼식 사진의 나는 내가 아니여!!! ), 스타일링에 의한 것이니

이런 모든 것이 사라지고 현실로 돌아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 그녀들이 어떤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뎌내야할 지

아직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신기술이든 한 세대, 적어도 25년은 지나야 그 안정성이 인정된다고 한다.

'스완' 이후 10년 간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알고 있으니,

렛미인은 그 전철을 밟지 않도록 출연자들을 더욱 잘 배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