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문화·연예/책 (19)
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문장 마다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라면 아주 좋은 책인걸까. 나는 원래 생각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가끔 피곤하다.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는 읽는 데만 해도 한참이 걸린 책이다. 문장이 좋아 한 문장을 여러번 읽게 된다. 저자 : 헤르타 뮐러출판사 : 문학동네장르 : 소설출간 : 2010년 4월 * 작가 후기가 나와 있는 책도 있고, 그렇지 않은 책도 있는데 숨그네는 헤르타 뮐러의 후기가 나와 있다. 후기가 나와 있다 한들 원래 후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숨그네의 후기만큼은 조금 궁금했다. 그래서 읽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이 내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아니 깊은 곳 어디에선가는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 헤르타 뮐러는 200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다. 우리 어머니와 비슷한 나이라..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을 묶어놓은 단편집이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세죽음, 습격. 이렇게 세 편. 레프 톨스토이는 죽음을 이야기 하는 소설가로도 유명하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죽음에 관한 단면을 심도있게 다루었다. 저자 : 레프 톨스토이출판사 : 펭귄클래식코리아장르 : 단편 소설출간 : 2011. 12. 28 * 죽음이라고 하면 나와는 상관없는, 저 넘어 세계의 이야기라고 젊은이들은 생각한다. 나조차도 그러니까. 그런데 사실을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이, 채 피지도 못한 나이에 단명하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불치병, 등등등. 사람은 태어남과 동시에 삶과 죽음을 동시에 안고 태어난다. 삶은 강렬한 빛, 죽음은 어둠...
저자 : 헤르만 헤세출판사 : 민음사장르 : 고전소설출간 : 2002. 01 * 요즘 통 책이 읽히질 않아 책을 놓고 살다가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싯다르타를 주문했다. 어떤 책이 읽고싶다는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 같지만 이유는 잘 모르겠다. 최근에는 몇 장씩 꼼지락거리며 읽던 게 전부였는데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는 하루만에 다 읽었다. 소설 속에는 불교의 여러가지 사상이 담겨져 있었는데 그 중 무상에 관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사상들이 담겨있었지만 일일이 생각하며 읽지는 않았다. 탈출구로 소설을 찾았는데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된다면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데미안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헤르만 헤세의 소설은 잘 읽힌다. 그리고 자신만의 무언가를 탐구하기에 좋은 글인 것 같다...
저자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출판사 : 문학동네장르 : 소설출간 : 2013-01-30 * 소설을 읽으며 감정이입이 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롤리타라는 책을 손에 쥐고 읽은지 몇 주일이 지나서야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머리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은 사람 같았다. 작가는 읽는 사람을 배려해 읽기 편안한 문장으로 만들어 주는 대신, 자신의 생각을 현란하게 가감없이 표현 하는것처럼 느껴졌다. 롤리타를 읽으며 자꾸만 도망치는 나의 정신줄을 잡느라 무진장 애먹었다. 잘 이해되지 않는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을 때면 나의 정신줄이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릴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구 끝까지 읽을수 있었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단순한..
저자 : 기시미 이치로출판사 : 인플루엔셜장르 : 인문출간 : 2014-11-17 * 앉은자리에서 책을 먹어 치우다시피 했다. 읽는 중간중간 졸음이 찾아오면, 소리내어 책을 읽으며 졸음을 쫓았다. 머릿속에 아련하게 그려지던 그림이 비로소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책은 저 멀리 이상세계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있는 것이 아닌, 당장 내 눈 앞에 펼쳐진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었다. 우리는 매일, 어쩌면 매 순간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책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의 실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 문제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문제 자체는 의외로 단순하다는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가능할까? 아마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저자 : 성석제출판사 : 문학동네장르 : 소설출간 : 2013-09-26 * 단편소설은 아직 별로 재미있다는 생각을 못해봤다. 좀 이해할만 하면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것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 나이에 견주어 볼 때, 결코 독서량이 많았던 것 같지는 않다. 가끔 소설에 꽂히면 밤새 읽어 재끼는 버릇만 있을 뿐. 성석제의 소설은 소위 내스타일이 아니었다. 읽고나면 기분이 찜찜한, 일상생활에서 쉽사리 볼 수 있는 불쾌한 캐릭터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마다 책에게 바라는 바가 조금씩 다를 것이라는 생각은 드는데, 나의 경우 어떤 '쾌감'을 위해 책을 읽는다. 벅차 오르는 감정, 카타르시스, 교훈? 아직까지 교훈을 바라며 책을 읽는다는 것이 조금 불만이다. 성석제의 단편집 '이 인간이 정말'..
저자 : 니코스 카잔차키스출판사 : 열린책들장르 : 소설출간 : 2009-12-20 * 행동하는 사람, 그리고 추상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곤 한다. 혼자서 고민하며 자연스레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나는 이런저런 깊은 고민에 빠져들 때, 가까운 곳부터 찬찬히 살핀다. 그런 다음, 고민하던 문제의 해답 혹은 그 비슷한 것을 가진 사람, 사물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필자는 추상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일명 책벌레다. 그런 책벌레에게 다가온 우연한 인연. 그는 조르바와 함께 생활하며 조르바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살핀다. 사람냄새가 나는 이 노인에게 차츰 ..
저자 : 제인 오스틴출판사 : 펭귄클래식코리아장르 : 소설출간 : 2009-08-28 * 오만과 편견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수도원. 젊은 나이에 소설을 쓴 인물이라 그런지 그녀의 작품에는 생기가 넘친다. 그런 그녀의 생기가 노생거 수도원의 주인공 캐서린에게 까지 전해지는 듯 했다. 젊고, 순진무구한, 모든 것에 감사하고 사랑할 줄 아는 그녀의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노생거 수도원은 오만과 편견과도 어느 정도 닮아 있었다. 노생거 수도원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들었던 생각은 조금 수다스럽다는 것이었다. 이는 나와 잘 맞는 취향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소설은 흡인력이 있었다. 범상한 것을 범상치 않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들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
저자 : 알베르 카뮈출판사 : 민음사장르 : 소설출간 : 2011-04-03 * 알베르 까뮈의 책은 처음 이었는데, 그의 소설 페스트는 읽는 내내 침울한 기운을 발산했다. 침울해진 기분 탓이었는지, 책을 덮는 순간에는 일종의 해방감까지 느꼈다. 책을 다 읽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일 주일. 책이 더디게 읽힌데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았던 게 컸다. 살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닥쳐오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런 어려움에는 갖가지 종류가 있는데, 페스트라는 압도적인 재앙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지 순차적으로,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개인에 관한 심리묘사도 좋았고, 군중심리에 관한 것도 좋았다. 페스트라는 소재는 소설 내에서 전염병 그 이상..
저자 : 조지 오웰출판사 : 펭귄클래식코리아장르 : 소설출간 : 2014-01-17 * 조지 오웰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조금 친근하게 느껴진다. 내가 읽은 그의 두 번째 소설 1984. 이름난 소설을 읽는 이유는 각자가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검증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싶어 유명한 소설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나의 시간은 유한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면 그 중에 좋아하는 장르의 좋은 글을 읽고싶은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그런 좋은 소설 중에서도 취향이라는 게 있는데, 조지오웰의 소설은 내 취향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소설 같았다. 그렇다고 한 번 읽고 그 소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조금 어려운 지라. 어떤 부분은 정말 내 자신이 증발해 버린것과도 같은 집중력을 발휘할 때가 있는가 하면, 눈으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