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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영화

버드맨 '방황하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

부엉 집사 2015. 4. 9. 16:48



감독 :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출연 :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나오미 왓츠

장르 : 드라마

개봉 : 201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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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화를 보았다. 킬링타임 영화가 아닌,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마이클 키튼은 1세대 배트맨이다. 어린시절 동숭아트홀에서 배트맨을 보며 설렜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런 그가 버드맨이라는 영화로 돌아왔다. 버드맨이 시원한 액션을 연출하는 히어로 물은 아니었지만, 더 없이 재미있게 봤다.








나는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던진다. 보통 내 주위의 30대들을 보면, 뭔가에 구속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 친구들, 친척, 사촌들 대 다수가 그렇다. 그 중 소수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기도 하는데, 그런 모두의 삶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나는 저들의 중간에 낀 사람이다. 얼마 전까지 구속된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배우라는 이름으로 수십년간 광대 노릇을 해온 버드맨 리건은 깊은 내면의 고통에 빠진다. 껍데기 뿐인 이름을 지키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도 자신을 만족시킬 수 없다. 실패한 결혼생활부터 약쟁이 딸, 자신이 제작한 영화에서 투자, 감독, 주연까지 맡고있는 그 였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엄한 사람에게로 쏠린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걸까. 영화는 내내 주인공과 함께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주인공은 방황한다. 때 늦은 방황같고, 방황 조차 사치로 여겨질 만큼의 상황 속에서 방황한다. 방황은 진정한 삶을 찾는 나침반과 같은 것이다. 쓸데없는 방황이란 없는 법. 나 역시 자주 방황한다.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 치우기도 했고, 수십 일 동안 술에 절어 살기도 했다. 스노우 보드가 재미있어 직장을 때려치운 적도 있다. 후회? 살면서 후회가 적은 게 나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하다못해 똥밭에 나뒹구는 것 조차도 삶을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불완전 하다. 살며 배워야 한다. 걷고, 뛰고, 때로는 넘어지며,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얼마 되지않는 소중한 삶을 후회로 채우고 싶진 않다. 영화를 보며 나의 다짐들을 곱씹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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