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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결 더 일루션 '마술을 바라보는 어른의 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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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결 더 일루션 '마술을 바라보는 어른의 눈'

부엉 집사 2015. 5. 2. 16:53




이은결의 마지막 공연이라 표를 예매했다는 동생. 마술? 응? 조금 뜬금 없었지만 그래도 출발. 시간에 늦으면 입장이 불가하다는 말에 우리는 서둘러 충무아트홀로 향했다.








시간이 조금 늦는듯 했으나 공연시간에는 아슬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공연장은 먼저 온 관객들로 붐볐다. 매니저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는데, 우리의 좌석은 맨 뒷자리였다. 좌석의 구분은 R석과 S석이 전부였는데, 구분 내의 좌석배치는 선착순이었다.


턱걸이 시간대에 공연장으로 들어간 우리는 맨 뒷자리에서 콩알만한 이은결의 얼굴을 실눈으로 구경해야 했다. 눈도 나쁜 관계로 저기 앞에서 뭐가 휙휙 움직이긴 하는데, 사람들이 치는 박수소리를 따라 뒤늦게 반응할 수 밖에는 없었다.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공연을 감상했다. 








마술이라... 마술은 이미 나의 머릿속에서는 사라진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환호는 나를 설득하는 듯했다. 사람들은 환호하고, 나는 그들을 지켜봤다. 이은결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사람들은 환호했다. 그들은 이은결이 정말로 마술을 부리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닌 것처럼 보였다. 나 역시도 처음과는 달리 점점 공연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수를 치기도 하고, 때로는 진심어린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이은결 더 일루션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 되었는데, 시간은 각 75분, 합이 두시간 반 정도 되는 공연 이었다. 시간이 생각보다는 빠르게 흘러갔다. 시작부터 허공에 헬기가 나타나는가 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여자가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했다.


나는 마술 그 자체보다는 마술이 주는 의미에 집중했다. 마술이 내게 무슨 의미일까. 그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은결 쑈오"는 의미가 있었다. 추가로 이은결은 아이들 보다 어른들에게 무언가를 어필하고 싶어했다. 자신이 잃어가는 꿈을 다시 생각하듯, 우리들도 그 꿈을 되새겨보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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