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서촌 맛집「행복집」복지리와 강된장이 만났다! 본문
복국은 두 번째입니다. 10여년 전쯤 처음 맛보고 나도 모르게 '비싼 요리' 라고 인지하고 있었나 봅니다. 비싼 가격에 비해 20대 청년의 머릿속에 기억될 만큼의 매력은 없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지금! 복집 소개를 위해 서촌에 자리한 행복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벌써부터 행복한 기운이!
사람이 바글거리는 동네는 원체 싫어해서 데이트할 때면 서촌에 들르곤 했어요. 빈대떡집부터 막창, 불족발, 맛있는 라자냐가 있는 이탈리안 식당 등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몇 있습니다. 요즘은 발길이 뜸했네요. 익숙한 동네라 반가웠습니다.
사람이 없을 만한 시간대를 골라 행복집에 도착. 나처럼 복잡한 걸 싫어하는 사람은 식사 시간을 피해 방문하면 되겠어요.
홀 안쪽에는 아늑한 룸도 있습니다
복어 종류가 이렇게나 많아요~ 여러분!
행복집 대표 음식은 메뉴판 최상단 왼쪽에 적힌 복지리or복매운탕and강된장. 젊은 사람도 부담없이 즐겨 먹길 바라는 마음에서 내용은 물론, 가격도 착합니다. 나는 원래 주는대로 먹는 편이지만, 함께 간 복국 매니아가 "이 가격에 복국 먹기는 좀 어렵지."라고 하더군요. 가격이야 저렴할수록 좋지만, 뭐든 적정 가격은 있는 법이지요.
깔끔한 밑반찬
강된장이 먼저 나오고 이어서 보글보글 복지리 등장!
보글거리던 거품이 걷히고, 꾹꾹 눌러 담은 내용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나리, 팽이버섯도 좋지만 제일 중요한 건 역시나 복어죠! 탱글탱글 푸짐한 살집!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 먹었습니다. 보기에는 맑은 국물인데 어찌 이런 진한 맛이! 예전에는 얼큰한 매운탕을 더 좋아했는데, 이제는 맑은 국물이 더 좋아요.
국물 맛에 매료되어 정신없이 밥을 밀어넣다 보니, 잊었던 강된장이 돌연 눈에 들어왔습니다. 부랴부랴 밥을 비볐지요. 강된장도 괜찮았지만, 국물에는 역시 흰 쌀밥이 최고!
된장이면 된장. 복국이면 복국. 평소 한 가지 메뉴만을 고집하는 편인데, 강된장과 복지리의 만남 또한 참신했습니다. 이렇게 합해진 메뉴는 보통 한 가지는 질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얘도 맛있고 쟤도 맛있고, 보양도 할 수 있어서 다방면으로 행복한 식사였어요. 이러시면 어찌 다시 오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