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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 화이팅!

<락감 감자탕>을 다녀와 조방낙지와 감자탕을 생각하다

베이징댁 2018. 8. 31. 11:43

한동안 감자탕에 꽂혀서 지냈던 때가 있었습니다. 갑자기 감자탕이 막 유행한 적도 있었고, 그래서 접근성이 그만큼 좋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감자탕을 자주 먹었던 때는 아무래도 20대 때였던 것 같습니다. 잘 못마시는 술 약속이 잦았고, 술을 마시면 항상 속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국물이 있는 안주를 찾다보니 그렇게 되었던 듯. 무엇보다 맛있잖아요. 고기도 먹을 수 있고. 밥도 볶아 먹을 수 있고. <락감 감자탕>에서 감자탕을 먹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나더라구요. 


사진을 보니 다시 먹고 싶은 <락감 감자탕>의 감자탕.



감자탕을 먹을 때면 의례히 나오던 이야기. 


"근데, 왜 감자탕이야? 감자가 많이 들어서 감자탕인가?" 


"이 뼈 이름이 감자뼈래." 


"에엥? 감자뼈라는 게 있어?" 


다시 찾아보니, 이 말은 완전 틀린 말이더라구요.

감자탕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꽤 많은 썰이 있지만, 확실한 건 감자탕은 돼지 등뼈로 만들고 돼지뼈 중에서 별명이라도 '감자'라고 불리는 뼈는 없다고 합니다. 

원래는 감자 위주의 국 형태였어서 감자탕이라 부른다는 썰, 1899년 경인선을 놓던 철도 노동자들에게 누군가가 인부들을 위해 저렴한 재료인 감자와 시래기, 돼지 등뼈를 이용해 탕국을 만들었고,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팔게 되면서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구요.


하지만 <락감 감자탕>에는 감자도 들어있고, 커다란 등뼈도 다섯 개나 들어있으니까 아무래도 상관없겠죠.


이러케~ 커다란~ 등뼈가 무려 다섯 개나! 



<락감 감자탕>에서 오랜만에 감자탕을 먹으며, 비가 주룩주룩 (오는 걸로 모자라서 폭우가 쏟아져 홍수경보가 발생할 정도로) 내리는 밤에 가게를 둘러보다 보니, '조방낙지'라는 단어가 보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별 쓰잘데기 없는 게 궁금했던 터라, 또다시 호기심 천국이 발동했습니다.


바로 조기~ 아래 써 있는 조방낙지.


"사장님, 조방낙지가 뭐예요?" 


"부산에 있는 동네에서 유명한 낙지볶음 스타일인데, 고추장을 안 쓰고 고춧가루만 써서 만드는 거예요."


"아~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나니 또 궁금한 게 생겼어요. 


"그런데 조방이 도대체 뭔 뜻이야?"


바쁘신 사장님께 여쭤보기는 뭐해서, 집에 와 엄마한테 여쭤봅니다. 어렸을 때 부산에 사셨기도 하고, 먹을 것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더 박학다식하시거든요.


그렇게 함께 찾아본 결과, 조방낙지가 무엇인고 하니! 


일제강점기, 지금 부산 범일동 부근에 <조선방직주식회사>가 세워졌습니다. 무려 8만 평 규모였다니, 어마어마한 크기인데 최초의 근대식 방직공장이었다고 해요. 아마도 '조방'이라는 건 이 명칭에서 따온 것인 듯 해요. 그런데 범일동 부근의 식당들에서 낙지요리를 팔기 시작했고 여기에 지역명이 붙어서 '조방낙지'가 된 것 같다는 것이 저와 엄마의 추리입니다. 광복 이후, <조선방직주식회사> 자리에는 부산대동연료공장이 들어섰지만, 사람들은 계속 그 일대를 '조방'이라고 불렀던 모양입니다. 엄마가 어렸을 때에도 사람들끼리 '조방에서 만나~'라고 하면서 약속을 잡곤 하셨다네요. 


부추가 담뿍~ 깨가 솔솔~ 매콤달콤한 낙지


역시나 감자탕처럼, <락감 감자탕>에서 먹는 맛있는 낙지볶음이 있으니까 아무 상관이 없었다는. 파도 소리 대신 빗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낙지볶음을 먹으니까 운치있고 좋더라구요. 바닷가가 아니어도 좋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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