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멀리가는 향기>로 시작하는 인생 2막 본문
서울 중구 청소년 수련관 옆, 약수동 남산타운 2상가에는 소담한 카페 겸 동네 사랑방 <멀리가는 향기>가 있습니다. 이곳은 무려 20여 년, 야쿠르트 여사님으로 일하신 사장님이 찬찬한 마음으로 따듯하게 인생 2막을 준비하시는 곳이예요. 그동안 틈틈이 배우면서 재미를 느꼈던 견과도 만드시고, 그렇게 배운 견과 만드는 방법을 청소년들에게 '공짜로' 가르쳐 주기도 하면서 운영하고 계시죠.
상패와 손님이 주고 가신 주전자가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너무 잘 어울려서 상패의 일부인 줄.
사장님을 찾아뵙던 날, 다음 날 청소년 두어 명이 수업을 들을거라는 말씀에
"그럼 수강료는 얼마나 받으세요?" 했더니
"그냥 가르쳐 주는 거예요." 라는 사장님의 대답에
저와 동생님 모두 "안 돼요, 사장님! 공짜라니요." 라고 외쳤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쥐톨만 한 노하우를 가지고도 수업을 하는 사람들이 파다한 이런 시대에 공짜라니. 사장님께서는 학생들이니까, 우리 과자를 배울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특해서 그냥 수업을 해주기로 하셨대요.
착하고 아름다운 가격 메뉴판.
그뿐만이 아닙니다. T-T 커피 가격은 또 왜 이리 착한지요.
"기구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서 지금은 핸드드립은 못해서요." 라고 말씀하시며 만들어 주신 커피와 바나나 라떼는 자연스럽고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쥬* 같은 전문점보다 한참 당도가 낮아서 속이 편안했어요.
바나나 라떼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메뉴판에 없는 과일 주스도 재료만 있으면 해주신다고 해요.
커피는 개인적인 호불호가 있겠습니다만, 산미보다는 고소한 향을 더 좋아하는 제게는 아주 좋았어요. 사장님은 커피도 전문가에게 제대로 배우셨고, 배우신 곳에서 로스팅한 원두만 사용하신대요. 조금 더 매장이 여유로워지면, 배운대로 향이 좋은 핸드드립을 내리고 싶다고 하셨어요. 저도 기대가 됩니다~
야쿠르트에서 판매하는 건강 식품들도 살 수 있어요.
동네 사랑방 카페의 메뉴 중에서는 좀 튄다 싶은 메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매화꽃차와 장미홍차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차이기도 한데, 백화점에 있는 전문 차 매장에서 관련된 이야기도 듣고 믿을 만한 차를 사가지고 오셔서 파시는 거라고 합니다.
간단한 식사로도 손색없는 메뉴들. 삶은 달걀과 핫도그, 수제 요거트까지!
차분차분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오려다 오렌지 말려두신 걸 보고 냉큼 사왔네요. 건조기로 뭘 말리는 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드는데, 예쁜 모양으로 반듯하게 잘 말려두셨더라구요. 그래서 동생님 간식도 할 겸 해서 사가지고, 집에 오는 길에 그냥 하나 꺼내 먹고 나머지는 집에서 견과와 함께 차로 즐겼습니다.
향긋한 오렌지 차와 함께라 더 맛있었던 <멀리가는 향기>의 3종 견과바
<멀리가는 향기>의 3종 견과바는 바쁜 아침에 먹기도 좋았고, 장거리 운전하면서 아이에게 줄 간식으로도 아주 좋았습니다. ^-^ 이제 더운 날도 갔고 하니, 비상식량으로 몇 개 차 안에 쟁여두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