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엄마와 함께 먹고 싶은, 봉평 옹심이 메밀칼국수! 본문
동생님과 함께 갔던 대림시장 안 <봉평 옹심이 메밀칼국수>.
넘치는 인정과 푸짐한 인심에 배가 너무 불러서 메밀 전병을 포장해서 집에 가져갔더랬어요.
8조각을 챙겨갔는데, 저녁을 아직 안 드셨다던 엄마가 매콤칼칼하니 안에 든 내용물도 실하고 맛있다시며 7조각을 순삭.
매콤하고 칼칼한데, 껍데기(?)는 고소바삭한 메밀 전병.
강원도 정선 출장갔다 사왔던 메밀 전병을 드시면서도 '야, 현지 음식인데도 그만그만하다' 하셨었거든요. 오~ 엄마 입맛에 맞으셨나보다 생각하니까 다음엔 <봉평 옹심이 메밀칼국수>에 엄마와 함께 데이트 겸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날이 더워서 한산했던 대림시장 입구.
일단, 대림시장이라는 오래된 재래시장이 있어서 엄마랑 둘레둘레 구경도 하고 장도 보면 엄마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마트에서 장보면 맨날 돈 많이 든다고 하시는 엄마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장구경이 재미있잖아요. 포스 넘치는 상인분들은 가끔 무섭지만 그래도 활기가 넘치는 곳이라서 좋아요.
그런데 저희 모녀는 장보기 전에 뭘 좀 먹고 시작하거든요. 제 나름으로는 밥 먹고 소화도 시킬겸 시장 산책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건데 왠지 장보는 건 핑계요, 먹으러 가는 듯도 합니다. 그 때 <봉평 옹심이 메밀칼국수>에 엄마랑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요.
한동안 부모님께서 강원도 옆 제천에 사셨던터라, 저는 몰랐는데 엄마는 감자 옹심이가 뭔지 잘 아시더라구요. 저는 아마 그 때도 감자<옹심이만>을 시킬 것 같은데, 엄마는 옹심이 칼국수랑 명태 회막국수 사이에서 살짝 고민하실 것 같기도 하네요.
동생님과 먹었던 명태 회 막국수와 옹심이 메밀칼국수.
두구두구두구~ 엄마는 과연 뭘 선택하실지?
시키고 나면 푸짐한 양 덕분에 엄마한테 타박 들을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먹어보고 맛있다 싶은 집이 있으면 간혹 엄마를 모시고 가기도 했는데, 열 번 가면 일곱 번 정도는
"아니, 이거 한끼가 뭐 이렇게 비싸? 말도 안 된다, 말도 안돼. 내가 만들면 이 돈으로 세 그릇은 만들겠네." 라는 말씀을 하셔가지구 딸무룩.
하지만 이곳은 일단 보리밥과 열무김치, 무생채가 애피타이저(?)로 나오는 곳. 이것만 해도 벌써 엄마한테 칭찬각.
보리밥 전식, 실화냐?
시원한데 매콤한 열무김치가 일품!
열무김치는 시원하고 깨끗하지만 약간 얼큰한 맛이 있어서 좋았고, 무생채는 평균보다 달지 않아 제 입맛에는 딱 맞았어요. 보리밥도 입 안에서 데굴데굴 겉돌지 않아서 좋았구요.
그리고 메밀 전병은 이미 집에서 포장해 간 것도 그렇게 맛있게 드셨을 정도니, 막 구워서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걸 시키면 더 맛있게 드시겠죠?
요런 조합 어때요? 술의 힘으로, 낯간지러운 이야기도 함 해보기.
엄마한테 주사부려서 등짝 스매싱 안 당하게 조심.
모처럼 나와서 오붓하게 외식하는 거니까, 메밀막걸리인 봉평 꽃술도 한 병 시키고.
엄마랑 <메밀꽃 필 무렵>을 가지고 이야기도 나누고, 각자 다녀왔던 봉평의 기억도 다시 나누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오려구요. 그렇게 약간 술김에라도 딸내미 다 키웠더니만 손녀까지 키우게 된 엄마한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