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글씨로 힐링을?「스튜디오 소울아이」붓펜 캘리그라피 체험!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우중충한 날씨를 싫어하는데, 장마 때는 아예 해탈의 경지에라도 이르러야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튜디오 소울아이 대표님과는 장마 전에 미리 약속을 잡았는데, 기다렸다는 듯 장마가 시작되었어요... 후...

위치 찾는 데 어려움을 좀 겪었는데,

마치 비밀 아지트 같은 느낌입니다

문을 들어서자 익숙하지는 않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향기가 났습니다. 잉크 향 같기도 했는데, 잘은 모르겠어요. 학원 같은 풍경을 상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작업실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취향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공방, 작업실과 같은 분위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책상에 작업 조명이 빛을 발하고, 은은한 클래식이 흐르고, 방향제 냄새가 아닌 고유의 향을 가진 그런 곳 말이지요. 

손수 만든 것처럼 보이는 빈티지 테이블

컵 홀더에도 캘리가!

소울아이라는 이름과 로고가 참 좋은데

상호명이 바뀔 수도 있다고 해요...

원래는 원데이 클래스가 없어서 어떻게 이곳을 소개하면 좋을지 조금은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대표님이 특별히 일일 클래스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핸드레터링 세트

오호-!

요즘은 뭐든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결하는 터라 '손글씨가 왜 필요하지?'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선생님, 그러니까 대표님이 손수 시범을 보여 주고, 하나하나 따라하는 과정에서 가슴 찌릿한 감정이 느껴졌어요! 왠지 안구가 습해지는 기분.

글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도, 평상시에 손글씨 쓸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요즘은 글도 자판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붓펜을 이용해 글자를 따라 썼는데, 뭘 쓴다기보다 그림 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손이 달달 떨리고, 선도 구불구불 제멋대로였지만, 기분은 좋았어요. 어린 시절 작은 손으로 그림을 그리던 아련한 기억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서른이 넘은 어느 날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골치 아픈 일들로 머리가 시끄럽기 시작하더니, 어떤 순간에는 머릿속이 가득 차서 두뇌회전이 아예 멈춰버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날 경험은 마치 딱딱하게 굳은 머리를 살살 다독거리며 달래 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기분을 돈 주고 살 수 있을까요. 잊고 지내던 소중한 무언가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하도 오래 잊고 지낸 탓에 정확하게 무엇인지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계획했던 인터뷰 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꼭 다시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어 손글씨를 쓰러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