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한밥상 이야기 (27)
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일본식 선술집이나 요즘은 일반 호프집에 가서도 오꼬노미야끼를 쉽게 맛볼 수 있다. 어느집에 가면 맛있고, 또 어디는 맛이 별로고, 맛은 들어가는 재료와 신선도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그래서~ 우리도 한번 만들어 봤다. 게스트하우스 잔치집에서 부침 종류는 대부분 냉장고 정리차원에서 만들어 지는데, 그렇다고 맛이 없진 않다는게 함정. 잔치집은 여러가지 음식들을 매일 만들어 내야하기 때문에 잔재료 들이 많이 남는다. 일단 냉장고에 있는 야채들을 살펴보니, 양파, 쪽파, 당근 정도였다. 해울은 오징어로~! 아무리 남은 재료만 쓴다고 해도 오꼬노미야끼는 야채 말고도 다른 씹히는게 있어야 더욱 맛있다. 야채와 오징어로 반죽을 만들자. 밀가루는 따로 반죽해서 합하는게 좋다. 계란, 계란도 들어가야지. 계란은 반죽할때 ..
나는 회를 아주 좋아한다. 스물 다섯땐가? 당시 여자친구가 회라면 사족을 못쓰는 회 매니아여서 덩달아 좋아하게 되었다. 다행이 그때는 벌이가 괜찮아 회를 일주일에 한 두번쯤 먹는 것이 그리 부담스러운 일은 아니었는데, 회라고 해서 도미같은 고가의 물고기 보다는 저렴한 광어, 우럭을 많이 먹었다. 보통'~세트'라고 해서 밑반찬이 줄줄이 나오는 횟집은 언젠가 부터 별로 선호하지 않게 되었다. 밑반찬을 그렇게 내어 주고도 회 맛이 좋은 횟집도 있지만, 같은 가격이라면 회를 더 먹는게 좋다. 나는 그렇다. 광어회의 경우 회의 크기도 매우 중요한것 같다. 두께나 크기가 알맞게 커야 씹는 식감이 좋기에. 단골 횟집이 문을 닫고 난 후부터 동네에서는 도무지 먹을만한 횟집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언젠가 '오징어마을'이..
가을이 되면 봄이 그립다... 날씨로 보면 봄이나 가을이나 비슷한데, 그 느낌은 아주 다르다. 봄에는 무언가 새로 피어나고, 가을에는 진다... 서울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잔치집'의 정원을 보면 계절을 느낄 수 있다. 봄에 아주 잠깐 피는 목련. 그 뒤엔 살구꽃이다. 정말 잠깐이지만 파릇파릇 봄에만 목련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살구꽃은 벚꽃과 그 느낌이 매우 비슷하다. 여름에는 나무들의 잎사귀들이 모두 푸르다. "푸르게~푸르게~" 나는 개인적으로는 여름이 제일 좋다. 덥긴 하지만 제일 활동적인 계절 같아서... 이건 조금 전에 나가서 찍은 사진인데, 일부만 노랗게 물들었다. 조금더 시간이 지나면 잔치집의 모든 나무의 잎이 황금빛으로 변해간다. 정말 보기좋다. 하지만 매일마다 마당에 낙엽이 1톤쯤은 떨어..
얼마전 서울여자간호대학에서 세미나 비슷한 모임이 있었던 탓에 우리 게스트하우스는 만원 이었다. 갑자기 몰려든 손님들 덕에 눈코뜰새 없이 바빴지만 한편으론 너무 기뻤다. 현직 간호사로 일하는 분들 이라고 했다. 밤에 잠들기 전 모여서 체조(?)를 하는 기이한 현장도 목격할 수 있었다. (체조라니...) 아침에 게스트룸 정리를 위해 방문을 열었는데 과연... 이부자리가 보기좋게 정돈되어 있었다. "좀 대충 해놓고 가셔도 되는데..." 처음에는 인당 2만원이라는 가격에 할인 안되냐고 묻기도 하셨지만 아침에 일어나 표정들을 보니 만족한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물으셨다. "잠자리는 어떠셨나요?" 손님 왈. "너무 편해서 친정집 온 것 같았어요~ 어제 할인 해달라는 말 취소! 호호호" 어머니는 만족한 얼굴..
'잔치집'의 처음 시작은 내가 중학교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철 없던 시절. IMF를 겪은 사람 이라면 그 시기가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 웠는지 기억할 것이다. 나는 그저 아버지의 사업이 조금 어려운 정도 인줄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질 않고, 어머니는 우리집을 개조해서 식당을 오픈할거라 했다. 그때 지어진 우리식당 이름이 '잔치집' 이었다. 그 후로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포스팅 하나에 담기에는 너무 길어서 생략. 현재에는 어거지로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이름을 새로 지어 볼까도 생각 했지만 그냥 잔치집으로 놔두기로 했다. 그래서 게스트하우스 '잔치집'이다! 원래는 전체가 다 정원 이었는데, 주차시설을 위해 보도블럭을 깔았다. 한때, 나..
내가 20대때 보드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보드게임따위 여자애들이나 하는 게임이란 생각에 흥미가 없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최근들어 그 생각을 뒤집을 만한 '사건'이 생겼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루미큐브'라는 게임 때문이었다. 우리집은 서울여자간호대학 앞에서 하숙&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 이름은 '잔치집' 하숙생 중에 한명, 여자아이가 루미큐브라는 보드게임을 갖고와서 잔치집 식구들에게 전파했다. 게임의 재미도 재미지만 요즘같은 개인화 시대에 가족들을 한자리에 모여있게 만드는 것 자체가 감동 이었다. 잡치집 식구들은 그날부터 해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가끔씩 루미큐브를 즐긴다. 게임의 룰도 간단하여, 룰을 아는 한명이 있으면 연습삼아 한..
얼마전 추석에 다들 부침개 많이 드셨는지. 우리집은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는터라 음식을 한번 하면 양을 넉넉히 한다. 어머니는 젊을때 부터 명절 음식을 도맡아 하시는 편이었는데, 명절 음식이 간소화 된 요즘도 하숙집을 운영하는 덕에 노동(?)을 피할순 없었다. 명절이 아니라 노동절, 부침절. 원래 추석때 빠질수 없는 전이 동그랑땡과 동태전, 그리고 이쑤시개에 꽂힌 적(?). 하지만 우리집은 그 외에도 배추전, 고구마전, 해물파전등 있는 재료를 모두모두 활용해 부침개 파티가 벌어졌다. 부침개 파티를 하던 와중, 위와같은 모습의 해물파전은 보기에는 좋으나 먹기가 불편하다고 하더니 조금 재미있는 모양으로 바꿔 주었다. 단숨에 분쇄되어 버린 해물파전. 어머니는 조리사 출신이라 원래 예쁘게 장식하고, 사진을 찍는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