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수유동 맛집「들깨시래기된장국」건강 한 그릇! 본문
집밥의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혼자 나와서 산지 2년쯤 지나고부터 였습니다. 끼니를 거르는 것은 물론 대충 군것질을 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다 보니 슬금슬금 건강이 안 좋아 졌습니다. 아침에 몸이 무겁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이런 것들이 안 좋은 식습관 때문인지 미처 몰랐어요. 물론 나이가 든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억지로 야채를 챙겨 먹기 시작하고, 자극적인 음식과 술을 줄이니 좀 나아 지더군요.
보통 동네에서 백반을 사 먹으면 6-7,000원쯤인데 다시 찾게 되는 가게는 별로 없었습니다. 먹고 나서 속이 불편하거나 입안이 텁텁하다고 해야 할까. 혼자 사는 남자에게 한끼 식사란, 때로 몹시 귀찮은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들깨시래기된장국 인터뷰가 반가웠어요.
차를 몰아 수유동으로 가는 풍경이 참 예뻤어요. 고즈넉하니 가을을 그대로 담은 듯했습니다. 멀리 보이는 뒷산이 노랗고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어요. 왠지 서울 같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자동차도 적고, 드문드문 오가는 사람들에게 여유가 느껴졌어요.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근처 공영 주차장에 주차했는데 주차 요금도 무척 저렴했습니다.
인터뷰를 하며 받은 느낌인데, 유독 집밥 생각이 많이 나는 가게였습니다. 대표님과 마찬가지로 우리 어머니도 식당을 운영하셨거든요. 대표님이 가게를 운영하는 방식이 어머니와 비슷했습니다. 실제로 맛은 다를지라도 어머니의 손맛은 비슷한 구석이 있는 것 같아요.
셀프! 셀프라구요!
들깨시래기된장국, 시래기비빔밥, 육개장은 4계절 메뉴이고 떡만두국, 황태국은 계절 메뉴입니다. 식사시간이 아닌데도 드문드문 손님이 들어왔어요. 우리 일행은 계절 메뉴인 황태국과 4계절 메뉴인 시래기비빔밥을 주문했습니다.
셀프라서 직접 담았는데 아름답지 않군요...
밥 반, 시래기 반!
시래기비빔밥은 바로 먹으려면 예약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압력밥솥에 안쳐야 해서요.
시래기비빔밥
시래기는 질기다, 하는 선입견을 증발시켜 주는 시래기비빔밥.
그냥도 좋지만, 양념장을 넣으면 또다른 세계가!
황태국
진짜 맛있었어요. 2인분을 시켰는데 4인분이 나와 당황했지만, 일행과 둘이서 거의 다 먹어 치웠습니다. 좀 나중 얘기지만, 건강한 음식이라서 그랬는지 소화가 엄청 잘 되더군요. 원래 과식하면 다음 날까지 고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말이죠. 당시에는 내일 아침 식사까지 미리 해치웠다고 할 정도로 많이 먹었습니다.
황태국은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는 북엇국과 비슷한 느낌이긴한데, 더 깊은 맛이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팔팔 끓여서 그런가 봅니다. 밥 없이 그냥 국만 먹어도 한끼 식사로 충분할 만큼 푸짐했어요. 안에 든 황태니 야채들도 알맞게 고아져 식감마저 최고!
당연한 수순처럼 포장을 하게 됩니다. 음식이라는 것이 먹자마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먹는 동안 건강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과식을 하기도 했고, 사흘은 속이 편안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기분 탓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밖에서 음식을, 밥을 먹으며 건강하다, 라는 느낌을 받기란 쉽지 않은 듯합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거나 집밥이 그리운 분들은 들깨시래기된장국에 오셔서 건강 한 그릇 하고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