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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맛집 <행복집>에서 맛보는 내리사랑, 복국 본문

# 사장님 화이팅!

경복궁 맛집 <행복집>에서 맛보는 내리사랑, 복국

베이징댁 2018. 9. 27. 15:28

'복국'이라는 게 갈비탕이나 매운탕처럼 쉽게,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메뉴는 아닙니다. 사실 비싼 음식이기도 했구요. 경복궁 <행복집>에서 맛보기 이전에는 말이죠. 

먹어본 음식이 아니기 때문문에 스스로 찾아서 가지도 않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복국을 처음 맛보게 되는 계기는  대개 손윗 사람이나 선배, 어른이 사주시는 때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실은 저도 맨 처음 복국을 알게 된 게 같이 출장갔던 과장님께서 사주신 것이었는데요. 사실 가기 전에는 불만이 많았어요. 그 전날 늦게까지 일을 하고, 남은 일정이 기차타고 서울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거였어서 "쳇~ 잠이나 더 자게 해주시지." 하는 마음이었달까요. 게다가 메뉴는 생전 먹어본 적 없는 복국이었으니, 숟가락이 입 속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툴툴대는 마음이 가득했더랬어요. 


그런데 맑은 복지리 국물을 한 입 떠먹는 순간! 


"아~ 과장님은 정말 우리를 아끼시는구나. 그래서 어젯밤에 늦게까지 일하고 술까지 푼 우리를 위해서 이리도 해장에 좋은 복지리를 사주시는 것이로구나. 과장님 최고!" 라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사람 맘이라는게 참, 이리도 갈대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이던가요. 


그래서 저도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동생님을 데리고 서울에 있는 분점으로 향했더랬죠. 동생님은 '복국? 그거 먹고 죽으면 어떡하지?' 라고 말했지만, 마찬가지로 한 입 먹고 나서는 맛있다며 좋아했어요. 가끔 그 때 이야기를 꺼내면 '에이. 그건 농담이었지.'라고 말하지만, 저는 왠지 반은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경복궁 <행복집>. 

예쁜 건물로 손꼽히는 경복궁 근처 우리은행 옆 골목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렇게 내리사랑으로 이어지는 복국을 먹으러 이번에는 경복궁 <행복집>으로 향했습니다. 몇 번의 복국을 먹고도 멀쩡한, 어쩌면 더 건강해진 듯한 동생님과 함께요. 


정갈하고 소담하게, 사장님이 잘 가꾼 화분들이 손님을 기다립니다.
무엇보다 엄청 맛있는 복국이 기다리고 있다는~ 


경복궁 역 부근의 우리은행 옆 골목에 자리잡은 <행복집>. 골목에 들어서기 전 간판이 메뉴를 먼저 보여줍니다. 살펴보던 저는 '깜놀'하고 말았어요. 가격이~ 가격이~ 너무 착합니다. 

복지리와 강된장을 세트로 어떻게 1만 2천원이 나올 수 있죠? 동생님과 가던 금*복국 집에서는 그래도 1만 6천원~8천원은 해야 괜찮은 걸 먹을 수 있었는데. 

그 짧은 골목길을 걸으면서도 '가격이 싸니까 복이 덜 들었나? 아니면 진짜 싸고 맛있는 복집을 찾은 건가? 아~ 배고프다.' 등등 오만가지 생각을 했네요. 


자신감 철철 넘치는 행복집 메뉴판. 소담한 담장 너머로 <행복집> 간판이 보입니다.


시원시원하신 성격의 사장님께서는 스스로도 복국 마니아시라, 맛없는 복국은 용서가 안 된다고 하시는 분이셨습니다. 복집을 여시기 이전부터 맛있다는 집, 활복을 맛볼 수 있는 집 등 유명 복집들은 다 다녀보셨대요. 저희는 복지리와 강된장 세트를 시켰구요. 기다리는 동안 <행복집> 구석구석을 구경했습니다.




깔끔한 밑반찬이 맛있었어요. 밥과 강된장을 가져다주셨고, 드디어 복지리를 맛볼 타이밍! 우선 보글보글 맛있게 끓는 복지리의 모습을 먼저 감상하실까요?




처음에는 끓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우왕! 복어가 정말 실하게 들어있습니다. <행복집> 지리와 매운탕에는 까치복이 들어가구요. 먹으면서 보니 머리부터 꼬리까지, 한 마리가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무엇보다 훌륭한 것은 진한 국물! 비교할 대상이 금*복국뿐이라, 비교해보자면 훨씬 진하고 맛있습니다. 매콤한 끝맛 덕분에 자꾸만 국물을 들이키게 되더라구요. 깔끔하고 담백한 맛에 반해서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한껏 자랑하고 다음 회식 장소로 찜했습니다. 



복어 살이 정말 실하고 맛있어보이지 않나요? 야채도 듬뿍!
무엇보다 오래도록 팍팍 끓여 만드신다는 육수로 만든 진하고 매콤한 국물이 아주 매력적이예요. 


역시 복국은 내리사랑인 셈인데, 과장님께서 사주셨던 곳보다 훨씬 맛도 있고 경제적인 <행복집>에서 처음으로 복국을 먹는 저희 스태프들은 더 자주 맛있고 건강한 복국을 맛볼 수 있겠죠? 제가 많이 아낀다는 것도 알아주면 좋겠네요. 이렇게 말하고 제가 제일 회식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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