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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 화이팅!

은평구 맛집「로랑」특별한 가족외식 있는 날!

부엉 집사 2018. 7. 30. 21:54

그동안 '늙음'이 서서히 찾아오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어느 날 불쑥 찾아온다는 걸 올해 느꼈습니다. 젊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고 있어서 나중에, 하며 미뤄뒀던 일이 많아요. 이제는 그것을 즐길 때인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 가게' 소개를 위해 소상공인 대표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너무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배우는 것도 많고요-





겉으로 보기에는 깔끔한 레스토랑 이미지



일식 외길 인생 10년이 넘었다는 로랑 대표님처럼 한 우물만 파는 사람들을 원래는 잘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들의 인생을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왜 다른 가능성을 찾지 않느냐, 하는 것에 안타까웠던 기억인데요. 요즘들어 각 분야의 대표님들, 편하게 말하면 주위의 형, 누나, 친구를 만나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로랑의 출입구






대표님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일식과 부쩍 친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로랑의 음식을 맛 보는 영광도 누렸어요. 이거 원,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왜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의 맛을 느꼈습니다. 덤으로 가족들과 함께 외식하던 추억도 떠올랐어요!





로랑 실내 전경





잘생긴 사장님!




다찌라고 불리는, 우리가 흔히 아는 바 자리인데 꽤 넓죠?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화장실-








창가에 자리를 마련해 주셨어요





사실 '음식'이라는 것은 지금껏 내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는 것들 중 하나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런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아요. 최근 들어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뭉클한 감정을 느끼기에 이르렀어요. 이런 긍정적인 변화 덕분에 로랑 같은 맛집도 알게 되고, 참 좋습니다. 이날도 좀 색다른 감정을 느꼈어요. 인터뷰를 통해 대표님의 속사정(?)을 알게 되어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말보다는 음식. 음식으로 못다한 이야기를 다 하시는 느낌이랄까. 소통이 꼭 말로 하는 건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둘이 먹기에 많은 양의 음식이었지만, 도저히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샐러드와 사시미. 비프 스튜, 마무리로 새우튀김까지 먹었습니다만, 감히 뭐라고 평을 한다는 것조차 민망한 일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나는 요리를 잘 모르거든요- 다만 맛이 있다, 없다는 확실하게 안다고 자신합니다!





해산물 샐러드는 그때그때 신선한 재료로 만듭니다!



이날 첫 요리는 키조개 샐러드였습니다. 키조개 버터구이는 먹어 봤는데요. 그것과는 다른 상콤한 소스가 곁들여 있어서 새로운 맛이었어요. 가래떡을 대신 넣었나 싶을 정도로 키조개의 양이 많고 살도 통통했습니다!








"비린내? 그게 뭔데?" 사시미




사시미도 샐러드와 마찬가지로

그때그때 싱싱한 놈으로만!


맛있다, 맛있다, 말해봐야 입만 아픕니다-




매콤 비프 스튜!




면발은 기호에 따라 추가할 수 있습니다-

파스타 좋아하면 무조건 추가!




"간장 따윈 거절한다." 새우튀김



샐러드와 사시미처럼 해산물이 들어가는 요리는 상시 싱싱하게 제공할 수 있는 해산물을 베테랑의 눈으로 엄선해서 만듭니다. 자주 들러서 해산물 요리를 먹는다고 해도 매번 다른 싱싱함을 맛볼 수 있는 거죠. 특히 사시미의 오묘한 식감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게다가 가성비까지! 비프 스튜는 좀 생소한 분들도 있을 수 있겠는데, 지금 한여름인데도 겨울이 생각나는 맛입니다. 매콤함과 넉넉하게 든 소고기, 적당히 익힌 감자와 당근. 특히 설겅설겅 씹히는 야채의 식감이 예술이에요. 우스개로 스튜에 든 당근만 한 달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끝으로 시소 새우튀김. 겉은 바삭바삭, 안은 촉촉한 일본식 튀김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원래대로라면 향이 몹시 강한 일본 깻잎인 시소가 은은한 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놀라워요. 시소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런 정도라면 거부감이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감탄하며 음식을 먹고 있는데, 등 뒤에서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뒤를 돌아 보니 한 가족인 듯 보이는 네 사람이 앉아 있었는데 그들을 보는 순간 문득, 익숙한 느낌에 휩싸였습니다. 그저 가족의 구성원이 우리 가족과 일치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들뜬 기분을 담은 상기된 목소리가 녹아든 분위기까지 먼 과거의 우리 가족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아늑한 공간에서 이렇게 가족과 함께면 역시, 참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여느 평범한 날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비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로랑은 일식 기반의 레스토랑인데도 셰프님의 감성으로 만든 독자적인 비프 스튜라든지 샐러드, 튀김 종류가 남달라서 가족 단위로 오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해요. 조만간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오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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