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사장님 화이팅! (73)
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집밥의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혼자 나와서 산지 2년쯤 지나고부터 였습니다. 끼니를 거르는 것은 물론 대충 군것질을 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러다 보니 슬금슬금 건강이 안 좋아 졌습니다. 아침에 몸이 무겁고, 소화가 잘 안 되고, 이런 것들이 안 좋은 식습관 때문인지 미처 몰랐어요. 물론 나이가 든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억지로 야채를 챙겨 먹기 시작하고, 자극적인 음식과 술을 줄이니 좀 나아 지더군요. 보통 동네에서 백반을 사 먹으면 6-7,000원쯤인데 다시 찾게 되는 가게는 별로 없었습니다. 먹고 나서 속이 불편하거나 입안이 텁텁하다고 해야 할까. 혼자 사는 남자에게 한끼 식사란, 때로 몹시 귀찮은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들깨시래기된장국 인터뷰가 반가웠어요. 차를 몰아 수유동으로..
스터디 카페 은 복합문화공간을 꿈꿉니다. 정확하게는 의 살뜰한 사장님께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계시지요. 어쩌면 이 점이 만의 캐릭터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대개의 스터디 카페는 그저 '효용'을 위한 공간일 뿐, 그 자체가 '나는 이런 공간이 되겠다'는 더 큰 꿈이나 비전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이예요. 생활은 중요합니다. 사장님은 생활의 큰 부분으로 을 운영하고 계시지만, 효율적으로 이용되는 공간이기에 앞서 문화가 있고 내일에 대한 기대가 있는 커뮤니티의 성격을 지향하고 있어요. 그래서 은 취업청년에게 무료로 공간을 내어주는 서울시 일자리 카페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비용을 따로 보전받지 않는다는 사실! 저는 당연히 서울시나 노원구에서..
스터디 카페는 사실, 학교 졸업한 지가 한참인 저에게는 조금 낯선 공간입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땐 없던 공간이니까요. 공부는 학교 아니면 도서관이었습니다. 답답한 공간을 잘 견디지 못해서 고3때에도 독서실을 다니지는 않았어요. 사무실을 등에 지고 다니는 형편이라 카페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요즘 친구들은 도서관 말고도 공부할 곳이 참 많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시간대에 따라 와글와글 시끄러운 카페에서 과연 공부가 잘 될까? 라는 쓸 데 없이 꼰대같은 생각도 가끔은 하구요. 시끌벅적한 일반 카페보다는 조용하고 도서관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운 공간이 스터디 카페가 아닐까 싶어요. 그 중에서도 노원에 자리잡은 스터디카페 에는 조금 더 살뜰한 배려가 있어 눈길이 갑니다. 자리마다 배치된 콘센트와 개인적으로 이용할..
스터디 카페라고 하면, 내게는 조금 낯선 곳입니다. 내가 한창 공부에 열을 올리던 시기에는 이런 곳이 없었거든요. 공부는 독서실에서, 라는 분위기였습니다. 무엇이든 사회 분위기에 따른 영향을 받게 마련인 것 같아요. 요즘은 어딜 가든 카페가 널려 있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공부를 해야 했던 옛날과 지금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달라진 것 같습니다. 인식이야 어떻든 공부가 잘 되는 것이 우선이 되었죠. 어르신들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스터디 카페 북킹은 보다시피 들어가는 입구부터 독서실의 답답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좋았어요. 다양한 먹거리 날아다니는 책들! 인터뷰 중 들은 이야기인데, 스터디 카페도 무인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문득 맥도날드에서 기계로 주문하다 불편..
커피를 좋아합니다. 라고 말하지만, 생각해보면 오랜 시간 커피는 일종의 '작업 연료'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모 카페에 가면 머그잔에 'creative fuel'이라고 쓰여있죠. 창조의 연료로 쓰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곳의 커피를 마시곤 합니다.) 어릴 적, 엄마가 마시던 달달한 다방커피 딱 한 입으로 커피에 입문(?)한 이후 중고교 시절엔 네*카페 캔커피로, 대학생일 땐 한국에 막 진출한 별다방의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들로 차곡차곡 카페인을 충전해오고 있었네요. 다른 원고에도 쓴 적이 있지만, 문장노동자인 제게 커피는 '노동'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키보드가 부서져라 두들기는 마감의 현장에서 커다란 머그컵에 찰랑찰랑 채워진, 지옥처럼 시커먼 커피를 떼어놓을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커피..
날씨가 서늘해지고, 고기압 때문이라고 하는데 며칠 째 미세먼지 걱정 없는 청명한 가을하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는 열심히 즐겨줘야지요. 암요! 어느 장소에서든 노트북을 펴기만 하면 일할 수 있고, 그래서 늘 사무실을 지고 다녀야 한다고 투덜거리곤 하지만 이런 날씨엔 밖으로 나가 멋진 가을날을 누리고, 좋은 공간을 찾아 일을 하려고 합니다. 다가올 긴긴 겨울, (게다가 올해는 엄청 춥기까지 할 예정이라죠!) 버텨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코스를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늘 광화문 언저리에서 맴돌았는데, 이번엔 시청-덕수궁 부근까지 진출해볼까 싶어요. 오랜만에 문화생활도 할 겸, 서울시립미술관(경희궁 분관)을 찾아보면 좋겠네요. 산책하기도 좋고. 모처럼 흥미로운 전시도 있으니 우선 전시관..
오전의 시청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가을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는데, 연인들이 데이트하기 참 좋을 것 같은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없던 애정도 새록새록 돋아날 지경. 걷는 동안 괜스레 들뜬 마음을 가다듬고 위트러스트 커피로 향했습니다. 카페의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페 앞 거리마저도요. 거리가 널찍해서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랄까. 복작거리는 것보다 차분하고 조용한 것을 좋아해서 그런가 봅니다. 카페마다 풍기는 고유한 분위기가 있는데, 위트러스트 커피는 미니멀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이 들었어요. 10년이 넘게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며 은연중 커피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위트러스트 커피 대표님과 인터뷰를 가지고 나서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카페를..
동생님과 함께 찾은 경복궁 . 제가 좋아하는 건 복지리입니다만, 사장님께서 권해주신 덕분에 새로운 복요리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두구두구둥! 복지리와 함께 맛본 스페셜 복 메뉴는 다름 아닌 복껍질 무침과 복 튀김! 저는 매운탕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고, 생선도 그닥 찾아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한 번 맛본 이후로 복지리는 예외가 되었어요. 일단 국물이 맑고 깔끔한 점이 좋았고, 쫄깃하고 고소한 복어의 식감도 좋았거든요. 오죽하면 임신기간 중에 만난 선배에게 제가 복지리를 먹자고 했더니 선배가 깜짝 놀라서 괜찮겠냐고 물었을 정도입니다. ^-^;;; 맛있기만 하던데요. 정갈하고 맛있는 밑반찬들. 그리고 고소담백한 강된장. 서촌에 자리잡은 은 기본 반찬들이 참 깔끔하고 맛있게 나옵니다. "엄마한테도 우엉 이..
'복국'이라는 게 갈비탕이나 매운탕처럼 쉽게,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메뉴는 아닙니다. 사실 비싼 음식이기도 했구요. 경복궁 에서 맛보기 이전에는 말이죠. 먹어본 음식이 아니기 때문문에 스스로 찾아서 가지도 않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복국을 처음 맛보게 되는 계기는 대개 손윗 사람이나 선배, 어른이 사주시는 때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실은 저도 맨 처음 복국을 알게 된 게 같이 출장갔던 과장님께서 사주신 것이었는데요. 사실 가기 전에는 불만이 많았어요. 그 전날 늦게까지 일을 하고, 남은 일정이 기차타고 서울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거였어서 "쳇~ 잠이나 더 자게 해주시지." 하는 마음이었달까요. 게다가 메뉴는 생전 먹어본 적 없는 복국이었으니, 숟가락이 입 속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툴툴대는 마..
복국은 두 번째입니다. 10여년 전쯤 처음 맛보고 나도 모르게 '비싼 요리' 라고 인지하고 있었나 봅니다. 비싼 가격에 비해 20대 청년의 머릿속에 기억될 만큼의 매력은 없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지금! 복집 소개를 위해 서촌에 자리한 행복집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벌써부터 행복한 기운이! 사람이 바글거리는 동네는 원체 싫어해서 데이트할 때면 서촌에 들르곤 했어요. 빈대떡집부터 막창, 불족발, 맛있는 라자냐가 있는 이탈리안 식당 등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몇 있습니다. 요즘은 발길이 뜸했네요. 익숙한 동네라 반가웠습니다. 사람이 없을 만한 시간대를 골라 행복집에 도착. 나처럼 복잡한 걸 싫어하는 사람은 식사 시간을 피해 방문하면 되겠어요. 홀 안쪽에는 아늑한 룸도 있습니다 복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