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밥상 게스트 하우스
저자 : 니코스 카잔차키스출판사 : 열린책들장르 : 소설출간 : 2009-12-20 * 행동하는 사람, 그리고 추상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소유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곤 한다. 혼자서 고민하며 자연스레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나는 이런저런 깊은 고민에 빠져들 때, 가까운 곳부터 찬찬히 살핀다. 그런 다음, 고민하던 문제의 해답 혹은 그 비슷한 것을 가진 사람, 사물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필자는 추상적인 관념에 사로잡힌 일명 책벌레다. 그런 책벌레에게 다가온 우연한 인연. 그는 조르바와 함께 생활하며 조르바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살핀다. 사람냄새가 나는 이 노인에게 차츰 ..
하숙집의 규모상, 한 달에 한 번은 코스트코에서 장을 봅니다. 모든 것이 벌크화 되어 있는 코스트코의 포장단위는 일반 가정에서는 과하지만 하숙집에서는 규모의 경제로 통하니까요. 그런 코스트코에 가서도 늘 사올까 말까 고민하는 품목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연어였어요. 한 덩어리에 보통 4만원 정도인데, 손질하기도 그렇고 해서 "아- 오늘은 연어를 배터지게 먹고 싶어." 라고 생각한 날도, 왠지 연어초밥을 두 개 사고 마는 정도였는데 어느 날 하숙생인 S군이 여자친구와 함께 코스트코에 갔다가 거대연어를 한 팩 사왔어요. 이런 날에는 S야- 가 아니고, S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S님! 잘 먹을게요. 잘 먹어요, 우리. 굽신굽신~ " S님이 사온 연어를 두툼하고 큼직하게 썰어서 고추냉이와 샐러드, 취향별로..
저자 : 제인 오스틴출판사 : 펭귄클래식코리아장르 : 소설출간 : 2009-08-28 * 오만과 편견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수도원. 젊은 나이에 소설을 쓴 인물이라 그런지 그녀의 작품에는 생기가 넘친다. 그런 그녀의 생기가 노생거 수도원의 주인공 캐서린에게 까지 전해지는 듯 했다. 젊고, 순진무구한, 모든 것에 감사하고 사랑할 줄 아는 그녀의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옮겨 놓은 노생거 수도원은 오만과 편견과도 어느 정도 닮아 있었다. 노생거 수도원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들었던 생각은 조금 수다스럽다는 것이었다. 이는 나와 잘 맞는 취향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소설은 흡인력이 있었다. 범상한 것을 범상치 않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들도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
감독 :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출연 :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 스톤, 나오미 왓츠장르 : 드라마개봉 : 2015-03-05 * 진짜 영화를 보았다. 킬링타임 영화가 아닌, 뭔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마이클 키튼은 1세대 배트맨이다. 어린시절 동숭아트홀에서 배트맨을 보며 설렜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런 그가 버드맨이라는 영화로 돌아왔다. 버드맨이 시원한 액션을 연출하는 히어로 물은 아니었지만, 더 없이 재미있게 봤다. 나는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던진다. 보통 내 주위의 30대들을 보면, 뭔가에 구속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 친구들, 친척, 사촌들 대 다수가 그렇다. 그 중 소수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자유롭게..
감독 : 조셉 고든-레빗출연 : 조셉 고든-레빗, 스칼렛 요한슨, 줄리안 무어장르 : 코미디/드라마개봉 : 2014-01-09 * 헉. 조셉 고든-레빗 감독... 지금 알았네. 시작부터 여자 가슴이 나오긴 하지만, 결국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는 따로 있었던 영화 돈 존. 어떤 의미로든 정말로 섹시한 영화였다. 여자와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는 여자관계의 종착역이 섹스 인줄로만 알았었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여자와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던 시절, 친구의 의미를 다시알게 해 준 한 여자가 있었다. 섹스의 대상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여자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 배워가는 주인공을 보며, 풋풋했던 내 과거에 관한 향수가 일었다. 아직도 사랑에 대한 명..
감독 : 데이빗 돕킨출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데이비드 크럼홀츠레이튼 미스터, 베라 파미가, 빌리 밥 손튼장르 : 드라마개봉 : 미개봉 * 가족. 그리고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 어쩌면 뻔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였지만, 영화는 가족간의 갈등과 해소과정을 절묘하게 그려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모든 캐릭터를 로다주화 시키는 능력이 있는것 같다. 너무 좋다. 젊은시절, 도망치다시피 고향을 떠나온 행크(로다주). 20년간 고향을 찾지 않았던 행크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그의 기억속에서는 사라져버린 가족들과 억지로 재회하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가족들과의 재회였지만 그것은 곧 자신의 아픈 과거와 마주하는 일이었다. 아버지와의 갈등에 관한 이야기라면 사실 지겹다. 노력만으로 해묵은 감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
저자 : 알베르 카뮈출판사 : 민음사장르 : 소설출간 : 2011-04-03 * 알베르 까뮈의 책은 처음 이었는데, 그의 소설 페스트는 읽는 내내 침울한 기운을 발산했다. 침울해진 기분 탓이었는지, 책을 덮는 순간에는 일종의 해방감까지 느꼈다. 책을 다 읽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일 주일. 책이 더디게 읽힌데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았던 게 컸다. 살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닥쳐오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런 어려움에는 갖가지 종류가 있는데, 페스트라는 압도적인 재앙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는지 순차적으로,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개인에 관한 심리묘사도 좋았고, 군중심리에 관한 것도 좋았다. 페스트라는 소재는 소설 내에서 전염병 그 이상..
감독 : 김홍선출연 : 김우빈, 고창석, 이현우, 조윤희, 김영철장르 : 범죄/액션개봉 : 2014-12-24 * 도둑질을 주제로 도둑들을 등장시킨 영화였다니. 제목이 기술자라 도둑질하는 영화인줄 몰랐다. 진부한 주제였지만 역시나 카타르시스를 자극하는 영화는 무엇보다 스타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은 곧 스타일이 좋으면 진부해도 먹힌다는 이야기. 무엇보다 스크린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특유의 썩소로 매력을 자아내는 주인공 '지혁'역할의 김우빈의 선방이 필요한 영화였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조미료 역할을 해주는 조연의 균형까진 그럭저럭 괜찮다고 느끼던 중, 데뷔 14년차 조윤희가 띠용! 그래도 이쁘니깐 뭐... 김우빈의 연기력이 여주인공을 커버해줄 만큼은 아닌지라 남, 여 주인공의 투샷은..
감독 : 이덕희출연 : 임창정, 안내상, 정성화, 손은서장르 : 드라마/느와르개봉 : 2013-11-28 * 연기자로서 임창정은 참 매력이 있다. 그가 아니면 다른인물을 생각할 수 없는 역할을 참 잘도 골라낸다. 그의 영화 '창수'는 생각해 볼 만한 문제를 던져 주었다. 주인공 창수의 삶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느껴봤을 비굴함을 담고있다. 건들건들한 걸음걸이, 가볍고 상스런 말투, 하지만 겉모습 만으로는 사람의 참 면모를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아니, 믿고싶다. 단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내비치고싶지 않아 다른 표정들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결국 순수함과 함께 나약함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본능의 일부분 아닐까. 창수는 순수함은 물론 나약한 ..
저자 : 조지 오웰출판사 : 펭귄클래식코리아장르 : 소설출간 : 2014-01-17 * 조지 오웰이라는 이름이 이제는 조금 친근하게 느껴진다. 내가 읽은 그의 두 번째 소설 1984. 이름난 소설을 읽는 이유는 각자가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검증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싶어 유명한 소설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나의 시간은 유한하고, 책을 읽어야 한다면 그 중에 좋아하는 장르의 좋은 글을 읽고싶은 이유에서다. 그렇지만 그런 좋은 소설 중에서도 취향이라는 게 있는데, 조지오웰의 소설은 내 취향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지는 소설 같았다. 그렇다고 한 번 읽고 그 소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겠다. 조금 어려운 지라. 어떤 부분은 정말 내 자신이 증발해 버린것과도 같은 집중력을 발휘할 때가 있는가 하면, 눈으로만..